Bohemian Rhapsody - 가장 완벽한 무대 그들의 각색된(?) 이야기 Feel Blue(영화,음악)


어제 이걸 회사 근처 모 영화관에서 보고 왔습니다. 어떻게든 업무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비가 퍼오는데도 극장에 가서(어차피 회사에서 해당 극장은 걸어가도 15분입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팝콘과 콜라조차 살 여유 없이 바로 봤습니다. 하지만 그게 후회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즉 영화 자체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 하지만 대신 이 영화가 왜 관객 평은 좋은데 평론가들의 평가가 그저 그런지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평론가의 명함을 걸 사람이 절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왜 이렇게 평이 갈리는지 그 이유를 나름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아, 영화 자체는 기본적으로 전기 영화니 알 사람은 실상을 다 아는 것이지만 스포일러는 있을 수 있으니 주의는 당부드립니다.^^

■ 이거 전기영화 맞아요?

일단 이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 전기 영화입니다. 절대 'Queen'의 전기 영화가 아니며 음악 영화도 아닙니다. 평론가들의 비판을 이해하려면 이 영화의 정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도 프레디의 음악 인생 전체가 아닌 Queen 가입 시점부터 1985년 Live Aid 공연때까지만 잡습니다. 그가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1991년까지는 마지막에 그냥 자막으로 대신합니다.

사실 이 시기가 꽤 애매모호합니다. Live Aid는 한물 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던 Queen이 최소한 공연에서는 무대 장악력을 회복했다는 부활의 전환점이기는 합니다만(개별 무대로는 그 다음해의 Live Magic의 웸블리 공연이 흡입력이 있지만 이 때 프레디의 컨디션이 영 엉망이어서 실제 퍼포먼스는 많이 떨어지긴 합니다.) 프레디 개인의 삶의 굴곡을 담은 전기영화에서 여기를 엔딩으로 잡기에는 좀 애매모호합니다. 음악성 회복은 멀었지만 대중성 회복을 어느 정도 이룬 A Kind of Magic이나 정말 프레디가 에이즈 합병증에 시달리며 불꽃을 태우며 만든 The Miracle/Innuendo 앨범 제작 시기가 오히려 기승전결의 '전' 단계에 적합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프레디와 밴드가 침체기에서 조금 회복이 되려 할 때 끝내버립니다. 사실 이건 전기영화로는 비판을 받을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했어야만 할지는 나름대로 이해는 됩니다. 영화를 구상할 때 Live Aid에서의 레전드급 무대를 재현하지 않는 것은 매우 아까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영화의 흥행으로서는 분명히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마지막 20분 전후의 Live Aid 무대 재현은 정말 돈이 안 아깝게 만들어주는 장면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이지만 영화를 통해 프레디에게 '에이즈에 희생된 불운한 천재'라는 이미지를 덧씌우지 않으려 했던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Live Aid와 Live Magic 투어 이후 프레디의 몸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건 사실이었고 이 이후 단계를 그리려면 결국 에이즈와 싸우는 프레디를 자세히 그려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프레디 머큐리'보다 '에이즈'가 먼저 오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불필요한 동정심을 관객에게 끌어내지 않고 일류 뮤지션으로서의 그를 보여주기 위해 에이즈 투병 부분을 최소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이 선택은 이 영화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올바른 전기 영화로 만드는 것에는 실패했습니다. 개인에 대한 조명보다는 음악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으며 음악가로서의 마지막 불꽃과 최후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서 중간에 잘라버린 전기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Queen이라는 밴드에 대한 음악 영화도 아니니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 가장 완벽한 무대, 하지만 철저히 각색된 이야기

위에 적은 바와 같이 이 영화는 전기영화로서는 평가가 애매모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가장 화려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을 종점으로 잡았고 전체적으로 음악의 비중을 높여 Queen의 음악을 들어본 관객들의 눈과 귀는 꽤 즐겁게 해줍니다. 영화의 흥행이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Queen이라는 밴드의 음악은 들어보았으나 밴드 그 자체, 그리고 밴드의 멤버들에 대한 관심은 없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전기영화로서 충실한 사실된 이야기를 전달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적인 각색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입니다만 그것도 지나치면 전기영화에는 독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그리는 프레디 머큐리라는 인물은 '괴팍하지만 음악적 열정에 가득 차 있는 천재적인 음악가지만, 70년대 후반부터 주변의 꼬임과 양성애자적인 취향에 빠져 음악과 밴드를 내치고 개인 욕심에만 몰두한 인물. 그러다 갑자기 치즈버거 먹다 도를 깨우친 로다주마냥 돌아온 탕아처럼 Live Aid 직전 밴드로 돌아왔고 에이즈 합병증에 시달리면서도 레전드 무대를 만든 인물'입니다. 그리고 밴드의 다른 인물들은...

- 브라이언 메이 : 밴드의 접착제로서 밴드를 중시하는 방향이지만 로저 테일러와 프레디를 중재하려는 인물
- 로저 테일러 : 역시 밴드를 위해 노력하지만 한 성격 하며 프레디의 방탕한 생활과 음악에 대해 시시건건 대립하는 인물
- 존 디콘 : GUNMA!!!

이렇게 그려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상당히 다른게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나온 몇 가지 장면에 대해 적어봅니다. 맞는 이야기도 있고 조금 아닌 것도 있고 시기가 안 맞는 것도 있습니다.

- Smile 밴드에 접근한게 프레디가 먼저이며 잘 모르는 관계처럼 나와 있지만 사실 그 반대입니다. 사실 당시 Smile 밴드에 속해 있던 로저와 브라이언은 프레디와 안면이 있었습니다. 프레디가 Smile의 보컬이었던 팀 스타펠의 친구였으며 Smile의 팬이자 잔소리꾼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Smile이 앨범을 내며 메이저 데뷔를 할까 말까하던 단계에서 좌절되며 팀 스타펠이 탈퇴하자 그 빈 자리를 프레디에게 제안한 것입니다. 프레디도 당시 여러 아마추어 밴드를 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단계라 OK. 덤으로 팀 스타펠은 나중에 프로 음악가의 길은 접었지만 대신 토마스와 친구들 디오라마 제작에 참여하여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 영화에서는 Seven Seas Of Rhye의 데모가 높은 평가를 받아 메이저 데뷔를 한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 이 곡은 Queen의 메이저 2집 앨범인 Queen II의 수록곡입니다. Queen 최초의 사실상 메이저 히트곡이라 할 수 있으니 쓴걸로 보이지만 사실 메이저 데뷔 앨번인 Queen 시점에서는 이 곡은 가사도 못 붙인 프로토타입 연주곡에 불과했습니다.

- 프레디가 연인인 메리 오스틴과 헤어진 시점을 영화에서는 미국에서 Queen이 한참 흥행하던 시점(앨범으로 치면 News of the World ~ The Game)으로 그리지만 실제로는 1976년, 즉 A Night at the Opera 발매 직후입니다. 이유는 영화에서 나오다시피 프레디의 동성애 성향(불륜?) 때문입니다. 대신 메리와 프레디의 인연은 영화에서 그린 바와 같이 제일의 친구로서 남은 것은 맞으며, 실제로 프레디 사후 프레디의 저택을 유산으로 받은 것도 메리입니다.

- Hot Space부터 The Work 발매 전후인 1981~1984년 전후는 프레디의 음악성이 가장 떨어졌을 시기이기는 합니다. 사생활도 엉망이긴 했으며 언론에서는 Queen 해체설을 마구잡이로 뿌려대곤 했습니다. 하지만 프레디가 돈욕심 + 난잡한 사생활의 결과 밴드를 사실상 깨고 솔로로 나가려는 시도를 한건 결코 아닙니다. 또한 Queen의 음악성이 프레디의 독단과 난잡함 때문에 그렇게 된 것도 아닙니다 이 앨범이 디스코 성향에 신시사이저 떡칠이 된건 밴드 전체의 책임이며, 미국 시장과 거리를 두게 된(사실 Queen 전체적인 흐름에서 미국에서 인기를 끈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여장 사건은 잠깐 나오듯이 로저의 작품입니다. 솔로 또는 별개의 그룹 활동 역시 이 시기에 다들 어느 정도 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프레디의 솔로 앨범은 1985년이 되어서야 나옵니다. 프레디를 비롯해 그 누구도 Queen을 깬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프레디의 사생활적인 문제로 밴드 내에서 말이 많이 나온건 사실일지라도 프레디가 무슨 돌아온 탕아처럼 취급받은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 프레디의 싱글 앨범이 돈욕심 + 외부의 꼬드김으로 인해 피폐한 상태에서 하기 싫은걸 억지로 하는 것 처럼 그려지지만 프레디는 자신의 싱글 앨범을 꽤 아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밴드가 아닌 자기 취향 음악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점도 있겠지만, 정말 하기 싫은걸 억지로 했다면 차후 Queen이 다시 커버하여 나오게 되기도 하는 Made in Heaven이나 I Was Born to Love You같은 명곡이 튀어나올 수 있을지요?

- 영화에서는 프레디가 Live Aid 직전에서야 돌아온 탕아처럼 밴드에 돌아온 것처럼 그려지지만, Live Aid 1년 전에 이미 Queen은 The Work라는 정규 앨범을 냈습니다. 이게 프레디 없이 나온 앨범이겠는지요? 물론 이 앨범 자체는 너무 안전빵(?) 지향을 한 나머지 재미 없는 앨범으로 평가가 좋지는 않은건 사실이었습니다만.

- 프레디와 에이즈에 대한 부분도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상으로는 프레디가 Live Aid 이전에 이미 에이즈가 발병한 걸로 나오지만 에이즈 확진을 받은건 1987년, Queen의 나머지 멤버들이 이 내용을 전달받고 프레디에게 '나 죽을 때 까지는 에이즈 걱정하지 말고 음악만 집중하자'라는 말을 들은건 1988년입니다. 그래서 The Miracle과 Innuendo가 프레디의 생명을 태워 만든 Queen 후반기 명반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프레디의 목소리가 1980년대 초반부터 변하고 영화에서 다루는 시기에 목 상태가 안좋아진 것은 에이즈 때문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흡연과 음주가 원인이라고 봐야 합니다. 물론 나중에는 정말 목이 답이 없어지고 사망 원인도 폐렴이니 에이즈가 원인이 아닌건 아닐 것입니다. 또한 1985년이 되면 주변의 친구(?)들이 에이즈 발병을 하면서 '설마 나도?'라는 의심은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Live Aid 시기에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은건 절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덤으로 병원에서 판정을 받고 나올 때 나오는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영화에서 다루지 않는1986년에 발표한 곡이라는건 함정.

- 영화에서는 전반적으로 프레디와 로저의 다툼이 자주 보이지만, 실제로 프레디와 자주 충돌한 것은 브라이언 메이였습니다. 음악 성향의 차이가 가장 컸고 작곡에 있어서도 프레디는 로저 및 존과 의견 교환을 했으나 브라이언과는 상호 존중을 하되 서로 만드는 곡에 대한 의견 교환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로저는 프레디 다음으로 방탕한 사생활을 가졌으니 오히려 죽이 맞는다 해도 좋습니다.

- 아무래도 밴드가 아닌 개인에 대한 전기 영화다보니 특정 개인의 능력을 조금 오버하여 평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프레디 원맨 밴드처럼 보이게 한 영화와 달리 실제로 Queen이라는 밴드는 음악적으로는 꽤 평등한 밴드였습니다. Bohemian Rhapsody만큼은 프레디 혼자의 공에 가깝지만, Queen의 히트곡들을 보면 프레디 혼자 독식하지 않는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기껏해야 브라이언이 We Will Rock You의 박자를 잡는 것, Another One Bites the Dust의 베이스 라인을 존이 짜는 정도만 나옵니다만. 그리고 곡은 꽤 썼는데 히트곡이 별로 안 나온 로저의 Radio Ga Ga는 잘렸습니다.T_T 덤으로 이 영화에서 존 디콘에 대한 취급은 '미개의 땅 군마인'취급 이하입니다.


이렇게 실제와는 내용이 다르거나 시기적인 사항이 다른걸 끼워 넣다보니 이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이면서도 정작 프레디 머큐리라는 인물을 밴드 생각보다 자기 취향 만족을 우선시하는 탕아 정도로만 그려내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문을 나서면서 든 생각은 Queen의 음악만 들었지 밴드를 모르는 사람들이 프레디 머큐리나 다른 구성원들을 영화만 보고 마음대로 평가하고 편견을 가질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Queen은 비틀즈처럼 모래알 밴드도 아니었으며 프레디 역시 밴드를 뭣같이 보는 이기적인 인물은 아니었음에도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은 전기 영화로서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음악을 매우 잘 활용한(이 영화의 음악 감독이 누구인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그 전에 영화가 시작되자 나오는 20세기 폭스의 인트로 사운드의 연주를 누가 했겠는지요?) 덕분에 관객은 눈과 귀가 충분히 즐겁습니다. Queen의 음악을 영상(비록 재현이라고 하나)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극장에 온 돈 값은 충분히 뽑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 영화가 관객평이 나쁘지 않은, 그러면서도 비평가 평이 영 거시기한 이유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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