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에 GET하는 리얼 헤파필터 공기청정기, Wonders AC10 초간단 사용기 Electrosphere(컴퓨터)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퍼센테이지를 따지는 것도 우스울 정도로 많은게 비염 환자입니다. 비염에 안 걸린 분은 이해가 힘들 수 있지만, 만성비염 환자는 양쪽 코가 심심하면 막혀버리고 양쪽이 뻥 뚫려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 입으로 숨을 안 쉴 수가 없습니다. 운동을 할 때도 코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기가 너무 적으니 쉽게 숨이 찰 수 밖에 없습니다. 살을빼고 얼굴깎고 아이돌이 되어나 봐도 낫는다는 보장이 없는 병이다보니 이 병을 어릴적부터 달고 사는 저로서는 참 인생이 힘듭니다.

회사 생활을 하거나 밖에 나갈 때는 그렇다 쳐도 그래도 집에 있을 때는 조금이나마 편하게 살아보자 하여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전부터 검토는 하고 있었는데, 가습기야 그렇다 쳐도 공기청정기는 아무래도 제대로 된거 사려면 한 돈 하는 친구라서 걍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모 오픈마켓의 특가를 보고 대낮에 지른게 아래의 물건입니다. 발송처도 회사 근처라 저녁에 회사에 잠시 양해를 구하고(콜라 3병을 바쳤습니다.^^) 판매점에 가서 택배 포장하려는걸 건담강탈(?) 수준으로 가져왔습니다. 하여간 이 물건, Wonders AC10 공기청정기의 초 간단 설치기를 써봅니다.




AC10이라는 친구는 일단 'H13 헤파필터 공기청정기'라는게 핵심이며 사실 전부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H13 헤파필터라는게 뭔 소린지 아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저도 이걸 알아보기 전에는 '헤파필터라는게 있는데 정말 좋다고 하더라' 정도만 알았지 관심을 그리 두지 않았으니 뭘 몰랐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먹고 사는 것, 취미가 아닌 것은 아무래도 이렇게 되는게 당연하죠. 뭐 이게 어떤 물건인지 알려면 저 용어가 뭔 소린지는 알아야 하니 일단 이것부터 적어봅니다.

헤파(HEPA) 필터라는 것은 사실 과거에는 상표였습니다. 하지만 아스피린이나 캐터필러, 포스트잇처럼 이제는 일반화된 고유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뜻은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입니다. 여기에 필터가 붙어 대충 '고효율 미립자 필터' 정도의 의미가 되는 셈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엄청나게 작은 무언가를 정말 효과좋게 잡아주는 필터'인 셈입니다. 대충 0.3㎛급의 초미세입자를 걸러주는 목적이고, 주 성분은 유리섬유이며 필터 섬유사이의 공간은 0.5㎛ 이상임에도 저런 입자를 잡아주는건 미세한 기류 변화에 따라서 걸리고 부딪히고 정전기 효과로 붙는 등의 이유가 있지만 사실 이건 전혀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건 헤파필터라는게 '초미세입자를 미칠듯이 잘 잡아주는 물건'이라는 것 뿐이죠.

하여간 헤파필터라는게 다른 필터보다는 매우 끝내주는 필터라는건 일단 이름으로 증명이 됐고, 저 H13이라는게 뭔 소린지를 좀 찾아봤습니다. 헤파필터의 규격은 각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널리 쓰이는 규격이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제정한 규격입니다. H13도 그 규격 가운데 하나인데, H13 헤파필터(True-HEPA)라고 쓰면 그건 정말 저 DOE의 인증 규격에 맞춰 인증을 받았다는 소리입니다. 인증 규격 없이 '헤파필터'나 '99% 헤파필터'같은 소리를 쓰면 그건 인증을 안 받았다는 소리입니다. 반대로 True-HEPA라고 썼는데 인증을 안 받았으면 그건 약속 위반이겠죠.

다시 넘어가서 헤파필터에 대한 DOE 인증 규격 가운데 H13이라는건 0.3㎛급의 초미세 입자를 아무리 못해도 99.75% 이상, 정상적이면 99.95% 이상 걸러주는걸 의미합니다. 이 H13부터가 진짜 헤파필터로 불리고, 더 하위 단계로 99.5%를 걸러주는 E12나 95%를 걸러주는 E11같은 규격도 있기는 한데 이건 준 헤파 규격으로 보통 부르고 헤파필터로 부르는건 보통 저 H13 이상을 말합니다. 더 위로는 99.995%를 걸러주는 H14나 HEPA의 수준도 넘어버렸다고 하는 99.9995% 이상의 U15(U17까지 있습니다.)도 있지만 H14 필터만 되어도 가격이 무서워져서 H14 필터가 들어가는 공기청정기 가격을 보면 백단위가 보이게 됩니다. H14 필터 앞에 냄새 잡는 활성탄 필터를 하나 더하고 공기 소독한다고 살균용 UV램프를 달아주는 수입산 공기청정기가 300만원쯤 하더군요.

다시 정리를 해보면 Wonders AC10 공기청정기라는 물건은 99.95%의 0.3㎛급의 초미세먼지나 냄새 요소를 걸러주는 필터를 내장한, 미국 에너지부 인증 규격을 획득한 필터를 내장한 공기청정기라는 소리가 됩니다. 보통 10만원 안팎부터 30~50만원대정도의 보통 집에서 사서 쓸만한 공기청정기들은 대부분 이 H13 필터의 범주를 넘지는 않고 여기에 다른 필터(굵은 먼지 필터)가 한개쯤 더 붙느냐 정도만 달라집니다. 30만원쯤 가는 공기청정기들은 앞에 에어컨 먼지필터 수준의 프리필터 하나를 더 달아주는 수준입니다.



박스만 보면 이 친구도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들어보면 정말 가볍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안에 든 것이 정말 별 것이 없기 때문인데, 본체는 대부분이 플라스틱에 필터로 구성된 것이니 쇠로 된 것이 거의 없어 들어보면 부피에 비해 정말 가볍습니다. 직접 사들고 가도 그냥 어깨에 대충 짊어지고 가도 부담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서 잠시. 옆쪽에 보면 'Manufactured by TCL'이라는게 보입니다. 생활가전의 특성상 국산이 거의 없으니 중국산이라는건 다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그냥 Made in China도 아니고 이렇게 써둔건 나름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사실 저는 업무 특성상, 그리고 이것저것 주워듣고 다니는게 있어서 나름대로 낯익은 이름입니다.

TCL은 중국의 가전 기업인데, 보통 중국 가전기업하면 백색가전은 하이얼, 휴대전화하면 화웨이를 떠올리는데 TCL은 양 분에서 대충 그 다음급으로 불릴 수 있는 동네입니다. 보통 TV하고 휴대전화가 유명한데, TV는 최근에는 미국 RCA 브랜드도 먹어서 북미쪽에서 LG나 삼성전자가 나름대로 긴장한다는 뉴스도 나왔고, 휴대전화의 경우 TCL 브랜드 자체는 듣보잡이지만 알카텔 브랜드로 휴대폰을 팔며 심지어 블랙베리까지 여기서 만듭니다. 덤으로 재밌는 정보 하나 드리면 '평양타치'라는 북한의 스마트폰이 있는데 이게 저 TCL에서 만든거라는게 알려져 북한의 IT 기술이라는게 참 눈물난다는걸 보여준 적도 있었습니다.^^ 일단 이 물건 자체는 중국에서도 검증된, 글로벌 제조사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포장을 뜯어보면 설명서하고 이 본체가 끝입니다. 더 이상 다른 것이 든 것도 없습니다. 이제 박스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고고씽. 위에서도 적었지만 무게는 정말 저 덩치값 못하게 가볍습니다.^^

커버를 열어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이즈는 다른 집에 가서 보던, 그리고 회사 사무실에서 쓰는 공기청정기 정도 크기가 나오는데, 보통 10~40만원대 정도의 공기청정기 정도 크기입니다. 일단 공기청정 범위는 10평 정도로 잡혀 있지만 저는 이 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서 쓸 예정입니다.^^

옆을 보면 이런게 보이는데, 공기 오염도(라고 하지만 그냥 굵은 먼지 측정이라 해야겠죠.) 측정용 센서랍니다. 대충 사진을 보면 공기를 옆에서 빨아들여 렌즈로 보내고 여기에서 먼지가 얼마나 보이나 따져 오염 수준에 따라서 팬을 더 돌리느냐 마느냐를 결정합니다. 전부 수동으로 한다면 별 의미가 없는 부분이지만, 자동으로 돌릴 때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두 달에 한 번 면봉에 물좀 묻혀서 닦아주라고 한글로 매우 친절하게 써 놨습니다. 사실 공기청정기는 필터만 갈아주면 그냥 겉만 잘 닦아주면 되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잊지 말고 닦아줘야 한다 합니다.

뚜껑을 개봉하면 바로 필터 오픈. AC10은 이 헤파필터 하나로 모든 것을 커버하는 일체형 공기청정기입니다. 여기에서 더 비싸지면 앞에 굵은 먼지를 잡아주는 프리필터 하나가 더 달리는 수준이지만 이건 그냥 먼지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50만원 이하로 팔리는 가정용 공기청정기들은 사실상 이 헤파필터 하나에 다 의존하는 셈입니다. 10만원대에 팔리는 공기청정기들은 더욱 그렇구요.

그래서 필터를 빼면 뒤는 썰렁합니다. 사실 공기청정기라는건 필터가 핵심이고, 필터 안쪽에 팬 들어가면 그게 공기청정기인게 사실이라 정말 든 게 없는건 사실입니다. 자동차 에어필터에 PC용 팬을 달아 공기청정기를 자작하는 분들도 간혹 있기는 하고 이렇게 만들자면 만들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지는데다 꼴이 좀 사나우니 차라리 이 가격 정도의 공기청정기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그러면 이걸 안 질렀겠죠.

이게 이 공기청정기의 사실상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H13 헤파필터입니다. 99.95% 이상(박스에는 99.98%라고 되어 있기는 합니다.) 초미세먼지와 입자를 잡아주는 필터인데, 제조사에서 하는 수명은 하루 12시간 사용 시 10개월 정도라 합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600 시간정도가 되는데 실제 환경에 따라서는 더 쓸 수도 있고 덜 쓸 수도 있다는 내용도 설명서에는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필터 자체의 오염도 측정 기능은 따로 없어서 최초 설정 시간부터 3,600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필터를 갈라는 경고가 뜨게 됩니다. 이 때 필터를 갈지 말지는 쓰는 분이 스스로 판단하면 됩니다. 일단 경고 리셋 기능은 있으니까요.

필터에 손잡이 달린 부분이 앞이니 꼭 방향 맞춰 넣고, 법률이 뭔지 포장지는 위험하니 애들 옆에 두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대놓고 앞에 적혀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주로 찾는 분들이 저같은 솔로보다는 애들이 있는 가정이 많으니 저런 경고도 넣었겠지만 그냥 뜯은 포장은 바로 재활용이나 쓰레기통으로 보내는게 확실하겠죠.

윗부분엔 제어 스위치와 공기 배출구가 있을 뿐입니다. 리모컨이요? 그런 거 없습니다. 리모컨이 있으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공기청정기는 보통 그냥 켜두면 자동으로 맞춰 놓고 알아서 분석하고 알아서 풍량 조절하라고 하니 리모컨이 없다고 그리 불편하지는 않은건 사실입니다. 이것도 불편하다고 하면 집에서 최소한의 움직임도 안 하는 운동부족이 아닌지 걱정할 정도겠죠.^^

전원을 넣으면 알람과 함께 모든 LED가 켜졌다 꺼집니다. 덤으로 가운데 있는 공기 오염도 LED의 색이 빨간색 -> 녹색 ->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현재 공기 오염도에 맞는 색과 풍량으로 바뀝니다. 특별할 부분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사알짝~ 불만은 이 알람 소리가 조금 크게 느껴진다는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적었지만 이 LED가 공기 오염도를 보여주는 LED입니다. 빨간색은 더러움, 녹색은 보통, 파란색은 그나마 괜찮다... 이런 뜻인데, 사실 이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은 매우 심플합니다. 자동으로 풍량 조정을 시켜 놓으면 빨간색이면 최대, 녹색이면 중간, 파란색이면 최소 풍량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물론 수동으로 돌린다면 측정 결과가 파란색이라도 최고 속도로 돌릴 수도 있고 반대로 나살려줘~하면서 빨간색을 띄워도 방망이 깎던 노인처럼 최소 풍량으로 돌아가기는 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왼쪽의 버튼 하나 뿐입니다. 나머지야 타이머와 심야모드(저소음 운전 모드) 설정이니 특별한게 없지만, 가장 왼쪽의 것은 몇 달에 한 번 눌러줘야 합니다. 바로 필터 리셋 버튼입니다. 한참 위에서 적었지만 필터 오염도를 따로 측정하는 기능이 없기에 가동 시간을 기준으로 필터 교체 안내를 하는데, 저 3,600 시간이 경과하면 경고음과 함께 이 위의 램프에 LED가 켜집니다. 필터를 갈고난 뒤 이 버튼을 3초동안 누르면 다시 그 때 부터 3,600 시간을 계산하게 됩니다. 필터 가격은 3만원대 정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 친구를 들이고 며칠 써본 결과를 간략히 적어보면 '무언가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아진 거 같기는 하다'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입이 말라 있는, 입으로 숨을 쉬었다는 증거가 많이 줄었습니다. 정말 공기청정기 덕분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에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지금 뭐라 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돈을 버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덧글

  • 엔지니어 2018/05/09 00:02 # 삭제

    저도 하나사서 쓰고 있는데 12만원대 제품으로는 모터도 좋아서 조용하고 필터도 H13급이니 만족하며 쓰는 중입니다.
    다만 필터향기가 좀 나는게 문제이긴한데 곧 없어지겠죠^^

    중국 대형가전사 TCL제품인가요? 정말요?
    그렇다면 잘 선택한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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