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동해안 피서(?)를 갔다 왔습니다. 밟아밟아~

일단 시간은 토요일 오후 2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늦은 점심을 겸해서 라면 하나를 끓여 먹고 선풍기를 있는대로 틀며(부모님 안 계실 때 에어컨을 트는건 웬만해서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IYAGI 중독 처자(?) 애니메이션을 볼까 생각하는 가운데 전화가 울렸습니다. 지인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은 '더우니 어디 도망가자'였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오후 2시에 어디 놀러가는건 꽤 엉뚱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이런건 그냥 가자고 운을 띄우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닥치고 출발하는 것이 이쪽(?)의 윤리이기에 어디 갈지도 정하지도 않고 일단 "CALL!"을 외쳤습니다. 동해안을 가려 했으나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다 기차편도 전멸이었기에 똥개를 있는대로 학대하기로 하고 가는 곳도 상대적으로 고속도로 지정체가 없는 남쪽 루트로 가는 영월 산속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피서 제안을 한 지인분이 과거에 갔었는데 괜찮았다는 냇가가 있다고 하여 그쪽으로 일단 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이번 여행(?)의 총 이동 루트는 이렇습니다.

빨간색이 갈 때의 루트, 녹색이 귀가 루트인데 일단 갈 때의 루트와 한 일을 적으면 이렇습니다.

1. 구의역: 멤버 픽업

2. 제2중부고속도로: 분명히 출발 전에도 큰 정체 정보가 없었는데 갑자기 산곡JC 직전의 전광판에 '제2중부고속도로 호법까지 45분. 너님 망했음.ㅋㅋㅋ'이라고 표시가 떴습니다. 긴장을 타고 똥개를 모는데 정체는 얼어죽을. 그냥 100km/h 정도로 정체 없이 잘 갔습니다. 잠시 마장휴게소에 들려 마장휴게소의 명물(?) 메가맥을 먹고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뒤(요리 도구가 없었기에 그냥 인스턴트로 저녁을 때울 생각이었습니다.) 다시 남쪽으로 ㄱㄱㅆ.

3. 평택제천고속도로-영월: 역시 별 정체 없이 쭉쭉 나아갔고, 해가 지기 한참 전에 목표했던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영월 석항천변 모처인데, 과거에는 오는 사람이 없어 조용한 곳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온 사람이 한가득에 비도 오지 않아 수량도 크게 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서 발담그고 쉬기에는 너무 상황이 좋지 못해 결국 출발 시 계획은 폐기. 그나마 수량이 많은 동강쪽으로 가면 어떨까 하여 길을 돌아 동강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지만 여기도 딱히 차를 대고 발담그고 있기는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차에서 내려 어떻게 할까나 하던 찰나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동해안으로 간다'라는 그 시간대에 나올 수 없는 결론이 나와버려 다시 장정에 돌입했습니다.

4. 영월-태백: 저 시간대에 피서를 가러 태백을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당연히 정체 걱정은 없는데 아무리 마개조를 했다 한들 NA 저배기량인 똥개에게 두문동재는 매우 힘든 코스임엔 분명합니다. 뭐 여기는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터보차저 없으면 일반적인 배기량으로는 다들 헉헉대는 위아더월드를 구현하는 곳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똥개에겐 더 힘듭니다. 연비운전을 하는 습관때문에 액셀 개방을 잘 안하는 운전대를 잡은 지인께 '이 구간은 연비계따윈 보지도 말고 있는대로 투쟁심을 발휘하여 올라가라'고 말씀을 드렸고 정말 연비 생각 안하고 죽어라 올라가서 태백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사람의 연료 주입을 위해 황지 옆 김서방네 닭갈비에서 저녁을 먹고 배를 꺼트리는 겸해서 황지에서 잠시 산책을 하고 다시 똥개를 타고 동쪽으로.

5. 태백-동해: 남은 것은 38번 국도의 끝을 보는 것. 기차도 스위치백을 해야만 하던 통리-나한정 구간이 도로라고 험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렇게 구불구불 도로를 내려가고 도계에 도착하니 역시 구불구불한 도로가 맞이합니다. 다만 여기는 우회 도로 건설을 하고 있었는데 거의 완성이 된 상황이어서 조만간 개통이 될걸로 보입니다. 확인해보니 올해 말 예정이라고 하니 드라이빙의 즐거움보다는 편한 운전을 원하는 분이라면 내년 이후가 좀 즐거워질 듯 합니다. 8시 넘어 동해에 도착하여 어달 해수욕장을 목표로 잡은 뒤 도착. 해변가에 돗자리 깔고 남자들끼리 파도소리 들으며 2시간동안 피서(?)를 즐겼습니다.

6. 귀가: 나머지는 고속도로 주행 모드. 휴가 기간 끝났다고 다시 영동고속도로 파헤치기 모드를 들어가는데 개량한지 오래 되지도 않는 대관령 구간은 아예 콘크리트 포장을 잘라내고 재포장을 하면서 정체를 만들었고, 밤 11시에도 중간중간 도로 공사때문에 정체를 겪으며 무리하지 않고 새벽 2시 이후에 귀가를 했습니다. 보통같으면 휴게소에서 라면 한 그릇이라도 하겠지만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나머지 휴게소에서는 그냥 커피 깡통만 질러줬을 뿐 바로 올라오는 길을 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