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禁 입수보고/121002] 彼女はオレからはなれない 18禁, おお~~

이 사이트에서 '순수 미연시'는 그다지 많이 다루지 않는 편인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사이트 주인장이 시뮬레이션이나 RPG를 좋아하는 타입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쉽게 쓰면 미연시, 조금 더 폼나게 쓰면 비주얼 노블 또는 어드벤처 장르를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18禁 게임 가운데 대다수가 이 장르이며, 최근 몇 년동안 너무 수준 이하(?)의 내용을 갖는 게임이 넘쳐나면서 질린 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년에 한두개씩은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비주얼 노블이 나오곤 합니다.

흔히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하여 미연시라고 통칭은 하지만 모든 비주얼 노블,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 이런 주제(학원 연애물)는 아닙니다. 물론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100%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판타지도 있고 스페이스 오페라도 있으며 도대체 뭐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중2병'급의 어려움을 자랑하는 물건도 있습니다. 워낙 비주얼 노블을 취급하는 개발사가 많아 전부 열거하는 것은 무리지만, 그나마 특색있고 크게 실망시키지 않는 명작들을 내놓는(또는 내놓았던) 곳들로 몇 곳만 꼽아보면 순수한 미연시부터 나쁘게 말하면 중2병 수준의 복잡함을 자랑하는 내용을 모두 다루는 Aquaplus 계열의 Leaf, 역시 아름답다면 아름답지만 비틀어 말하면 중2병 요소도 많은 명작을 양산하는 VisualArts 계열의 Key, 너무 울궈먹기를 좋아해 몰락하고 있지만 그래도 과거 명작만큼은 빛나는 F&C, 그리고 지금 살펴보는 물건(?)을 내놓은 GIGA입니다.

GIGA는 미연시부터 RPG까지 별의 별 18禁 게임을 내놓는 메이저급 개발사지만, 비주얼 노블에 강점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의 비주얼 노블은 PS2나 PSP 등 게임 콘솔용으로도 전연령판(18禁 요소를 빼고 그와 관련이 있는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한 뒤 내놓는 버전) 포팅이 꽤 이뤄져 있습니다. GIGA의 비주얼 노블은 Leaf의 초기 비주얼 노블 3연작, elf의 同級生 시리즈, Key의 Air, F&C의 '당근식당'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최소한 꾸준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메이드 카페 3연작(ショコラ, パルフェ, シュクレ)과 역시 그 시기에 나온 この青空に約束を같은 작품은 내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기획 부분의 큰 변화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シュクレ가 상대적으로 쳐져서 그렇지 이들 작품은 다른 비주얼 노블과 충분히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하여간... 이번 최신작인 彼女はオレからはなれない는 '미연시'임에는 분명하지만, 살짝 다른 부분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이 여성 캐릭터에게 애정을 쟁취해나가는 과정이 아닌 일종의 '골라먹기'에 가까운 할렘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내용이 큰 위기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서 끝납니다. 위기 상황을 즐거워하는 분이라면 매우 섭섭해할 부분이지만, 너무 뻔해 보이는 위기 상황과 그것의 극복 과정을 거북하게 느끼는 분이라면 편안하게 '골라먹기의 결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시나리오면에서 주변 상황이 주인공과 여러 캐릭터를 위협하는 요소를 거의 갖지 않습니다. 복잡한 출생이나 가정 배경도 없고, 주변에서 악의를 갖고 주인공과 여성 캐릭터를 위협하는 인물도 없습니다. 굳이 위험 요소라고 해봐야 여러 여성 캐릭터들의 감정 싸움 정도인데, 그것도 험악한 것이 아닌 친구끼리의 주도권 싸움 정도이기에 험악한 요소가 없습니다. '彼女はオレからはなれない'라는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을 들라면 '스트레스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할렘물'이라는 것입니다. '딸을 울리면 죽인다'는 편지를 꽂은 고급 멜론을 딸을 시켜 보내는 가장이 연애의 장애물이 될 수 있을까요? 남친과 통화하면서 허리를 엉뚱하게 밟다 결국 '중년 중앙'까지 딸에게 공격당하는 가장은 연애의 위험 요소가 아닙니다. 이처럼 게임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의 심리적인 최종 장벽을 빼면 위기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물론 드라마처럼 위기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싱겁게 느껴지겠지만, 오히려 그러한 자극이 싫다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의 GIGA 비주얼 노블에서는 꽤 약해진 것이기는 하나, 이 곳의 비주얼 노블의 대표적인 특징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GIGA의 비주얼 노블은 중2병적이지만 환상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요소도, 꽉 잘 짜여진 대사와 시나리오 흐름이 무기는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도 없지는 않지만 최고의 강점은 '웃기다'는 것입니다. 적절히 폭소를 이끌어내는 ボケ와 つっこみ 성향 대사 또는 주인공의 머리속 생각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재미'라는 요소는 게임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재미를 느끼는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장 쉽고 확실한 재미를 주는 방법은 웃기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짜인 시나리오라고 해도 쉼 없이 너무 딱딱 맞춰 흘러가면 숨을 쉴 여지가 사라지고, 몽환적인 부분만 너무 강조하면 머리가 아파지는 호불호가 강한 컨텐츠가 됩니다. GIGA의 비주얼 노블은 시나리오의 완성도면에서도 나쁘지 않지만,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상황, 비정상적인 캐릭터의 발언이나 행동을 주로 주인공이 직접적인 표현이나 머리속에서만의 생각으로 플레이어에게 태클을 걸어줍니다. 너무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시나리오를 끌고갈 수 있는 것이 GIGA의 비주얼 노블이 갖는 장점입니다.

ボケ와 つっこみ가 성립하려면 적어도 한 쪽의 캐릭터는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바보짓'을 할 수 있고 '태클'을 걸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략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 일편단심 '준비된 여친'이지만 인간 관계를 쌓는 데 어려움이 많고 딱히 타개 의지도 보이지 않는 '흑발 인형'
- 소박한 취미에 공부도 그런대로 하지만 화려한 외모와 취미에 대한 오해까지 겹쳐 타인의 접근이 되지 않는 '금발 젖소'
- 겉으로는 완벽한 인간을 많은 노력끝에 연기하지만 그 본질은 안되는 인간의 전형인 '두얼굴의 학생회장'
- 역시 겉으로는 완벽한 명가의 아가씨지만 '18禁 동인'의 비뚤어진(?) 연애관을 대놓고 보여주는 '저질개그 아가씨'
- 가정적으로 완벽하지만 중2병의 과정에서 생긴 또 다른 인격을 연기하고 때로는 폭주하는 '고스로리 여동생'

이렇게 인간적으로 '심각하지는 않으나 문제는 있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유치 찬란한 싸움 과정은 저레벨이지만 플레이어를 재미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무한정의 애정'을 무기로 조정해나가는 주인공의 태클 역시 '과거만은 못해도 여전히 재미있는' 수준입니다.

GIGA의 웬만한 비주얼 노블이 그러듯이 이 게임 역시 복잡한 공략법도 필요 없이 꾸준히 내용을 보기만 하면 원하는 캐릭터와의 이벤트를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내용 역시 굴곡이 적은 만큼 마음 편하게 '인간 관계 만들기만큼은 프로급인' 주인공과 무한 애정을 보여주는 다섯명의 여성 캐릭터가 벌이는 상황극을 즐겁게 즐기면 됩니다. 씁쓸한 뒤끝이 남지 않는, 스트레스 제로인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