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대하여. 소똥철학?

지금 모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파업으로 자동차 산업이 망하네 위기네 설레발을 치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파업이 나쁜 것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파업은 필요하면 해야 하는 것입니다.

파업이라는 것은 노동자가 경제적인 면에서 사용자에게 압박을 주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듣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 압박은 단순한 매출만의 문제가 아닌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압박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불편하면 압박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문제는 그 방향입니다. 회사보러 '나 불편하니 너희가 적극적으로 파업 끝내도록 노력해!'가 되어야지 '쓰바, 로동자 새퀴따위가 파업하네'가 되면 곤란합니다.

누군가 파업을 하면 누군가는 불편해집니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회사입니다. 사람들은 회사의 물건과 서비스를 사는 것이지 노동자들에게 직접 그것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기'와 '한국GM의 자동차'를 사는 것이지 '삼성전자 구미공장 노동자의 휴대전화'나 '한국GM 보령공장 노동자의 자동차'를 사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회사입니다. 노조의 파업때문에 불편하면 회사보러 그것을 해결하라고 해야지(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든 배를 째고 지치게 만들든) 노조에게 직접 파업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그럴만한 명분도 없습니다. 노조가 시비를 걸고 있는 대상은 '회사'이지 '소비자'가 아닙니다. 계약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노조는 직접 소비자와 용역이나 제품 공급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클레임의 제기는 계약 대상에 하는 것이지 그들이 제 때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찾아 그것에 시비를 걸 명분은 없습니다.

파업은 노동자 최대의 권리라는 것은 아무리 신자유주의가 난립하는 세상에서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파업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내 권리만 인정받고 남의 권리를 무시할 때 내 권리도 함께 묻힌다는 것은 굳이 역사책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남의 파업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로동자님 힘내세요'라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딱 하나, 파업으로 내가 불편해졌을 때 내 불편에 대한 불만의 화살을 노조 및 노동자에게 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어차피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회사의 의무이지 노동자들의 의무가 아닙니다. 불만이 있다면 그 화살을 회사에 돌리면 충분합니다. 그 압박에 요구를 들어주든, 정부에 돈을 먹여 힘으로 깔아 뭉개든 그것은 회사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어차피 파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전체의 대의 명분을 들먹이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조원들이 불편하고 살기 힘들다고 느낄 때 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이득이 적다고 판단했기에 하는 것 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인적이며 이기적인 이유에 자신이 불편하니 짜등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짜증을 다른 노동자에게 돌리며 회사의 편에 서는 것은 결국 자신의 파업 권리도 갖다 버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자신이 속한 회사의 서비스를 산 다른 사람도 자신의 파업에 대해 뭐라고 할 권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고 싶다면 남이 권리를 행사할 때 그것이 불편하다고 하여 서로를 적으로 삼지 말아야 합니다. 어차피 노동자와 소비자는 동전의 양면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노동자이며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길 원치 않는다면 이번 파업에 대해 이렇게 하면 그만입니다. 파업 지지선언같은 거창한 것은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같은 곳에 줘버리고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자신의 차가 나오지 않아 불편한 일이 생기면 자동차 회사에 항의를 하십시오. 불편은 자동차 회사, 그리고 부품 회사 경영진들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입니다.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더 강하게 자동차 회사에 항의를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