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엔진오일 바꿀 때가 슬슬 돌아옵니다. 밟아밟아~

정말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간다고 느끼는게 이럴 때입니다. 똥개에 엔진오일 바꾸고 필터 재생해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10,000km의 주행 거리가 늘었습니다. 그 때와 지금이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필터 재생(물빨래)를 한 뒤 마르는 데 꽤나 시간(이틀)이 걸렸지만 지금은 빨아버리고 그늘에서도 반나절이면 다 말라버리는 날씨라는 것 뿐입니다. 지금 같은 날씨에 필터 재생을 했다면 아마 아침에 청소하고 저녁쯤에는 똥개의 재기동이 가능한 상황이었겠죠. 필터 재생 주기는 개인적으로 25,000km 정도로 잡고 있으니 이번에는 청소와 오일의 추가 도포 정도만 해줄 계획입니다. 경차에 별 웃긴걸 다 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래저래 관리를 하고 손을 대주니 겉으로는 평범해도 고속화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욕 먹을 일이 없는 성능을 보여주는 똥개가 되었으니 이에 대해서는 별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하여간 이번에도 엔진오일 교체 주기가 와서 또 고민을 할 때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똥개까지 함께 엔진오일 교체를 해야 할 상황이 왔는데 뭐 아버지 똥개는 반 농업용 차량인데다 고령 운전자가 밟을 일도 거의 없으니 ZIC X9 정도를 넣고 필요에 따라서 엔진 코팅제나 누유 방지제, 시스템 클리너 정도를 투입하는 정도로 큰 돈을 안 들이고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걱정은 제 똥개인데 고민 사항은 대충 이렇습니다.

1. 엔진오일을 뭘로 할 것인가?

지금 쓰는 것은 Divinol ASN 5W30입니다. 원래는 Mobil1 EP를 썼다 조금이나마 비용을 낮춰보자(네 병을 넣으면 대충 대충 교체 공임정도의 차이는 나옵니다.) 고른 것인데, 초기 5,000km까지는 꽤 괜찮았는데 이후 품질 유지가 좀 아쉬운 느낌이 들고 오일 증발 문제가 조금 걸려서 다시 이전대로 Mobil1 EP로 돌아갈지 고민중입니다. 오일 증발이 있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3.5L가 들어가 오일이 조금 남고 중간에 이걸 보충하면 대충 버틸 수는 있는 정도이며 초기 상태에서의 성능이 꽤 좋아서 가격을 생각하면 결코 나쁜 오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아마 주문하는 시점까지 고민하다 그냥 충동적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합니다만 똥개가 무슨 스포츠카나 스포츠 세단이 아니기에 적절한 가격대의 오일 고민은 늘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2. 미션오일을 뭘로 바꿀 것인가?

CVT가 아닌 4단 AT 똥개에 들어가는 JF405E는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과열이 되기 딱 좋은 미션입니다. 덕분에 미션오일도 JWS3314 규격 한정인데다(현재의 GM 순정은 일단 이 규격은 아니고 JWS3317이라는 비슷한걸로 때려 붓습니다.) GM에서 이 오일을 공급하지 않고 있어 문제입니다. 현대모비스에서 모닝 구형 및 아토스용으로 MX-4라는 이름으로 미션오일 공급을 하고는 있는데 이게 다른 미션오일 가격의 두 배를 찍어버립니다. 그냥 중력으로 대충 빼버리면 2L 정도 들어가는 물건이라서 숫자만 따지면 돈이 별로 안 들거 같지만 실제로는 엔진오일 교환 비용과 거의 비슷하게 들어갑니다.

GM에서 닥치고 빼버린 미션 오일 쿨러도 사제나마 달아 놓은 똥개이기는 하나 그래도 미션 자체가 거시기한건 사실이라서 미션오일 교체 주기는 짧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주기로 잡고 있는 25,000km가 함께 다가 왔는데, 저 비싼 MX-4를 넣을지 아니면 지난번에 넣었던 록타이트 ATF를 쓸지 아니면 이번에 또 바꿔서 Divinol ATF-C VI를 쓸지 역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록타이트는 MX-4에 비해 2/3 가격이고, Divinol이면 절반 가격에 불과합니다. 어차피 JWS3314의 호환 규격이 GM Dexron III G라서 이 규격에 맞춰 넣어도 별 문제는 없기에 싼것으로 넣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많이 기울기는 했습니다.

3. 아이고 귀찮아~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오일이야 그냥 미리 쇼핑몰에서 주문하면 되는 일이기는 하는데 그걸 갈러 가는게 귀찮습니다. 정확히는 갈러 가는건 괜찮은데 갈 때 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오전 일찍 가서 방문 수령을 해서 교환을 하러 가도 줄이 서 있어 대기 시간만 1~2시간은 가볍게 잡아 먹기 때문입니다. 덤으로 토요일 점심 시간은 서울이 지옥이 되니 집에 오는 시간까지 하면 오전이 날아가는건 기본이고 집에 오면 2~3시가 됩니다. 아침 8시에 집에 나가서 저 시간에 집에 오면 토요일의 반 이상이 날아가버립니다. 이 시간이 날아가는 것이 가장 아깝고 그것이 엔진오일 교체의 가장 큰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가끔은 그냥 가까운 GM에서 순정유 갈면 편한데 왜 사서 고생이냐는 생각을 합니다만 서울 시내 정체에 시달리고 때로는 강원도 비포장 자칭 국도에서 구르고 때로는 고속도로에서 동형 차량이 보통은 안 내는 속도까지 내버리며 험하게 굴려지는 똥개에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게 주인의 마음이라 귀찮아도 하기는 합니다. 물론 그러면서 이렇게 툴툴댑니다.

뜬금없이 동해안 피서(?)를 갔다 왔습니다. 밟아밟아~

일단 시간은 토요일 오후 2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늦은 점심을 겸해서 라면 하나를 끓여 먹고 선풍기를 있는대로 틀며(부모님 안 계실 때 에어컨을 트는건 웬만해서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IYAGI 중독 처자(?) 애니메이션을 볼까 생각하는 가운데 전화가 울렸습니다. 지인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은 '더우니 어디 도망가자'였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오후 2시에 어디 놀러가는건 꽤 엉뚱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이런건 그냥 가자고 운을 띄우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닥치고 출발하는 것이 이쪽(?)의 윤리이기에 어디 갈지도 정하지도 않고 일단 "CALL!"을 외쳤습니다. 동해안을 가려 했으나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다 기차편도 전멸이었기에 똥개를 있는대로 학대하기로 하고 가는 곳도 상대적으로 고속도로 지정체가 없는 남쪽 루트로 가는 영월 산속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피서 제안을 한 지인분이 과거에 갔었는데 괜찮았다는 냇가가 있다고 하여 그쪽으로 일단 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이번 여행(?)의 총 이동 루트는 이렇습니다.

빨간색이 갈 때의 루트, 녹색이 귀가 루트인데 일단 갈 때의 루트와 한 일을 적으면 이렇습니다.

1. 구의역: 멤버 픽업

2. 제2중부고속도로: 분명히 출발 전에도 큰 정체 정보가 없었는데 갑자기 산곡JC 직전의 전광판에 '제2중부고속도로 호법까지 45분. 너님 망했음.ㅋㅋㅋ'이라고 표시가 떴습니다. 긴장을 타고 똥개를 모는데 정체는 얼어죽을. 그냥 100km/h 정도로 정체 없이 잘 갔습니다. 잠시 마장휴게소에 들려 마장휴게소의 명물(?) 메가맥을 먹고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뒤(요리 도구가 없었기에 그냥 인스턴트로 저녁을 때울 생각이었습니다.) 다시 남쪽으로 ㄱㄱㅆ.

3. 평택제천고속도로-영월: 역시 별 정체 없이 쭉쭉 나아갔고, 해가 지기 한참 전에 목표했던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영월 석항천변 모처인데, 과거에는 오는 사람이 없어 조용한 곳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온 사람이 한가득에 비도 오지 않아 수량도 크게 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서 발담그고 쉬기에는 너무 상황이 좋지 못해 결국 출발 시 계획은 폐기. 그나마 수량이 많은 동강쪽으로 가면 어떨까 하여 길을 돌아 동강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지만 여기도 딱히 차를 대고 발담그고 있기는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차에서 내려 어떻게 할까나 하던 찰나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동해안으로 간다'라는 그 시간대에 나올 수 없는 결론이 나와버려 다시 장정에 돌입했습니다.

4. 영월-태백: 저 시간대에 피서를 가러 태백을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당연히 정체 걱정은 없는데 아무리 마개조를 했다 한들 NA 저배기량인 똥개에게 두문동재는 매우 힘든 코스임엔 분명합니다. 뭐 여기는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터보차저 없으면 일반적인 배기량으로는 다들 헉헉대는 위아더월드를 구현하는 곳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똥개에겐 더 힘듭니다. 연비운전을 하는 습관때문에 액셀 개방을 잘 안하는 운전대를 잡은 지인께 '이 구간은 연비계따윈 보지도 말고 있는대로 투쟁심을 발휘하여 올라가라'고 말씀을 드렸고 정말 연비 생각 안하고 죽어라 올라가서 태백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사람의 연료 주입을 위해 황지 옆 김서방네 닭갈비에서 저녁을 먹고 배를 꺼트리는 겸해서 황지에서 잠시 산책을 하고 다시 똥개를 타고 동쪽으로.

5. 태백-동해: 남은 것은 38번 국도의 끝을 보는 것. 기차도 스위치백을 해야만 하던 통리-나한정 구간이 도로라고 험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렇게 구불구불 도로를 내려가고 도계에 도착하니 역시 구불구불한 도로가 맞이합니다. 다만 여기는 우회 도로 건설을 하고 있었는데 거의 완성이 된 상황이어서 조만간 개통이 될걸로 보입니다. 확인해보니 올해 말 예정이라고 하니 드라이빙의 즐거움보다는 편한 운전을 원하는 분이라면 내년 이후가 좀 즐거워질 듯 합니다. 8시 넘어 동해에 도착하여 어달 해수욕장을 목표로 잡은 뒤 도착. 해변가에 돗자리 깔고 남자들끼리 파도소리 들으며 2시간동안 피서(?)를 즐겼습니다.

6. 귀가: 나머지는 고속도로 주행 모드. 휴가 기간 끝났다고 다시 영동고속도로 파헤치기 모드를 들어가는데 개량한지 오래 되지도 않는 대관령 구간은 아예 콘크리트 포장을 잘라내고 재포장을 하면서 정체를 만들었고, 밤 11시에도 중간중간 도로 공사때문에 정체를 겪으며 무리하지 않고 새벽 2시 이후에 귀가를 했습니다. 보통같으면 휴게소에서 라면 한 그릇이라도 하겠지만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나머지 휴게소에서는 그냥 커피 깡통만 질러줬을 뿐 바로 올라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