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 붙은 '월 전기요금 xxxx원'을 믿지 마세요~ 투덜투덜~

사실 알 분들은 다 아는'불편한 진실'입니다만, 보통 가전제품(보통 전열기, 에어컨나 모터가 들어가는 것들) 가운데 백색가전류나 전기를 조금 많이 쓸 것 같은 것들의 광고에는 늘 '월 전기요금 xxxx원!'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전기요금이 생각보다 적게 나오니 마음 놓고 사서 마음 놓고 쓰라는 소리인데, 저는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이런 사기꾼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저 말 자체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라고 해도 좋습니다. 정말 저런 전기 요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요금은 혼자 사는 집, 그것도 전기를 집에서 거의 쓸 일이 없는 집이 아니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가정용 전기의 누진 제도 때문입니다. 보통 '월 전기 요금 x원'을 말할 때는 가정의 해당 시점에서의 전력 소비량이 0kWh임을 가정합니다. 하지만 집안의 가전제품이 달랑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니 저 기준은 이론적으로 거짓말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거짓말입니다.

저도 '4인 가족'이라는 기준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서울시 거주 4인 가족의 2013년 월 평균 전력 소비량이 316kWh이라고 합니다. 또한 1인 가구조차 200kWh 이상은 기본으로 씁니다. 1인 가구의 전력 소비량이 사람 수에 비해 많은 것은 줄일래야 줄이기 어려운 가족 공통 가전제품(백색가전, 중앙조명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 가전제품이 들어오면 당연히 종전에 깔아둔 월 평균 전력 소비량에 더해지는 만큼 늘어나는 전기요금 부담은 이 월 평균 전력 소비량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월 5,000원 정도의 전기 요금이면 충분하다는 가전제품 X의 실제 전기 요금 부담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걸 월 전력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대충 82kWh정도 됩니다. 물론 아파트의 경우 이 보다 전기 요금이 더 적게 나오며, 집안의 전력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그 차이가 커집니다. 아파트는 보통 고압 전력을 받아 아파트 내의 변압기를 통해 220V로 바꾸는데 이 요금이 단독주택이나 빌라의 전기요금보다 적습니다. 가장 기본 요율만 해도 단독주택 전기 요금의 95%, 300kWh대에서는 75%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저 82kWh를 더 썼을 때 늘어나는 전기 요금 부담은 얼마나 될까요? 계산하기 쉽게 그냥 1인 가정 200kWh, 4인 가정 300kWh를 가정하고 늘어나는 전기 요금을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 1인 가정(단독/빌라): 15,407원
- 1인 가정(아파트): 12,078원
- 4인 가정(단독/빌라): 23,009원
- 4인 가정(아파트): 17,679원


정리하면 '5,000원은 개뿔'이 됩니다. 아무리 못해도 두 배 이상 요금이 더 나오며, 심하면 네 배 이상의 요금을 물어야 합니다. '까짓거 2만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정에서 2만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돈입니다. 최소한 집의 식탁에 삼겹살 한두번은 더 오를 수 있는 돈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부에서 엉뚱한 생각이나 품지 말고 이런 표기에 대해서 현실화를 할 것을 주장합니다. 모든 광고에서 전력 소비량/전기 요금 표기는 300kWh 이상에서, 주택 저압(단독주택용)용 요금을  늘어나는 누진제를 적용한 상태를 표기해야 실제로 늘어나는 전기 요금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의 전기 요금만 적어서는 전기 과소비를 막을 수도 없을 뿐더러 늘어난 전기 요금 부담이 상상을 뛰어 넘게 되어 가정의 평화까지도 위협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예비군의 총기 난사의 후폭풍은 어떤 게임과 만화에 떨어질까? 투덜투덜~

오늘 오전에 서초 예비군 훈련장에서 모 예비군이 총(M1 카빈인지 M16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을 난사하고 자살했다고 속보가 떴습니다. 죽을 것이면 혼자 곱게 죽을 것이지(물론 저는 자살을 긍정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남을 죽음의 동지로 끌고 들어가고, 죄없는 직업군인들에게 죄를 떠넘기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절대 저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생각도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중상자도 있고 하니 제발 사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그런데 쓰는 도중에 추가 사망자가 나온 모양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총기 사고는 죄 없는 여러 사람을 죽이고 다시 또 별로 죄 없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기에 없어야 하는 일입니다만, 일단 터지면 늘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발사 가능한 총기와 실탄을 자신이 휴대하는 현역과 달리 예비군은 훨씬 더 통제를 하기 쉬우며, 그러한 통제에 틈이 있었기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으니 그 통제 문제는 당연히 나올 것입니다. 또한 예비군 훈련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예비군들을 더 쥐어짜고 훈련을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당분간 예비군 훈련을 받을 사람들이 꽤 피곤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나름대로 정상적인(?) 분석에 정상적인 대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고만 나면 늘 언론이 꺼내드는 무기가 있으니 바로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같은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돈을 줄 때만 빼고) 문화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총기를 난사한 사람의 과거를 들춰내 조금이라도 접점이 나오면 '다 그 넘의 싸구려 문화가 사람을 망쳤다'라고 할 것이 눈에 선합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러지 않았던 적이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우주와 같다고 할 정도로 복잡하기에 저렇게 총을 쏴댄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적어도 한 가지 원인만으로 저런 극단적인 일을 벌이기는 어려운데, 그 원인이 세상의 모순에 있을 때 언론이나 권력층은 그것을 숨기고 싶어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노력해도 취직은 안되고 거기에 보험도 되지 않는 병이 걸린 가족도 있어 돈도 많이 들어 자포자기했다고 가정하면, 그 극단적인 행동의 원인의 일부는 사회가 제공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계층에서는 사회적인 원인이 아닌 철저히 개인적인 원인으로 일탈을 했다고 책임을 넘기고 싶어합니다. 그 때 딱 좋은 주제가 게임과 만화입니다.

FPS 게임을 즐기면 다 총을 쏘고 싶어 환장한 범죄 예비군이 되고, 비현실적인 코미디 만화를 읽으면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됩니다. 물론 게임도 즐기지 않고 만화도 보지 않으며 영화조차 보지 않는다면 다음 타깃(심지어 두꺼운 역사 전문서를 봤다면 전쟁을 분석하여 거기에 심취했다고 쓸겁니다.)으로 옮겨가 어떻게든 개인의 문제로 만들겠지만, 그래도 책임 전가 1순위는 이런 언론 입장에서는 '나쁜 것'이 됩니다.

무슨 중2병 청소년도 아니고 예비군까지 갈 정도의 성인이면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의 세상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며, 그걸 모를 정도면 정신질환을 의심해야 할 정도이기에 군에 부르지도 않습니다. GTA를 즐긴다고 그냥 길가는 사람을 두들겨 패도 될거라고 믿는 '정상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어벤져스를 본다고 자신이 레이저 빔을 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현실의 불가능의 욕구를 소화하고자 영화와 게임을 즐기는 것입니다. 픽션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면 이미 그것은 정상인이 아닌 정신질환의 영역입니다. 그런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것은 게임탓도, 영화나 만화의 탓도 아닌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알아채고 돌보며 치료하지 못한,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있음에도 사고를 칠 자리를 제공한 사회의 잘못입니다. 왜 죄 없는 문화를 자기들이 잘 모르고 싫어한다고 뭐든 사고를 덮어씌우는 희생양으로 삼아야 합니까?

사건이 벌어진게 몇 시간 전이니 아직 언론이 사건의 원인 분석을 할 여유도 없겠지만, 자칭 메이저 언론이라고 하는 곳들은 사건의 원인을 분명히 게임이나 영화의 탓으로 돌릴 것이라는 데 제 지금의 판단 능력 전체를 걸 정도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으며 여론 몰이도 쉬운 이런 주제를 언론이 왜 피하겠습니까? 불쌍한 것은 죄 없이 희생된 사람들과 역시 죄 없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일부 군인들, 그리고 언론의 죄 떠넘기기로 범죄 예비군이 되는 게이머와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마니아들과 그 제작자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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