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스만을 SM6로 만들겠다고?! 님하 쫌... 밟아밟아~

르노 탈리스만을 SM6라고 팔까, 말까... - 한경TV(정말 제목 이런 거 아닙니다.)

아직 확정은 아니라고 하지만 르노삼성은 탈리스만을 SM6라는 새로운 모델명으로 팔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SM5의 후속형으로 생각하고 있던 대부분의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데다, 개인적으로도 이 선택은 극히 잘못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1. 탈리스만은 그냥 중형차다.
- 1세대 탈리스만이 지금의 숭어(SM7)의 모체였고(정확히는 숭어가 탈리스만으로 팔린 것입니다만), 그래서 더 탈리스만을 SM5로 붙이기에 아깝게 생각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 2세대 탈리스만은 1세대 탈리스만이 준중형차로서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중국같은 다른 수출 시장에서도 실패했다는 결과를 받아 들고 아예 중구난방인 중형 및 준중형 라인업을 싸그리 정리하는 차원에서 만드는 물건입니다. 이 과정에서 2세대 탈리스만은 준대형이 아닌 중형차로서 정리가 이뤄졌습니다. 사실 하나의 차량 브랜드가 늘 같은 등급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는데, 당장 현대 그랜져만 해도 초기의 각그랜져 시절에는 쇼퍼 드리븐 성격의 고급차였지만, 지금은 그냥 중산층의 조금 더 고급인 홈 세단이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사례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같은 이름을 쓴 새로운 세대의 차량은 얼마든지 이렇게 차량의 성격이나 등급이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플랫폼이 중형차라는 것이고, 이걸 좀 잡아 늘려 준대형차로 만들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탈리스만의 제원은 현재의 대표 주력차인 LF쏘나타와 대동소이한 수준입니다. 지금의 L43 SM5보다 폭이나 휠베이스가 커졌다고는 해도 업계 1위 중형차와 비교하면 그게 그거인 셈입니다. 그리고 확정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내에 발표할 탈리스만의 파워트레인이 1.6L 가솔린 터보, 2.0L 가솔린 NA, 1.5L 디젤이라고 하는 이상 이 파워트레인을 준대형차용이라고 우기기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너무나 맞지 않습니다. 2.5L 가솔린 NA나 2.0L 가솔린 터보라면 모르지만 지금의 파워트레인은 누가 봐도 그냥 중형차일 뿐입니다. 이런 제원에 '나는 중형차 아님'이라고 하면 누가 믿어줄까요?

2. '6'이라는 숫자의 성격을 모독(?)했다.
- 르삼이나 기아의 경우 BMW의 모델명 네이밍 방식을 벤치마킹하여 준중형에 3, 중형에 5, 준중형에 7을 붙여 왔습니다. 하지만 그 없을 줄 알았던 4나 6이 BMW에 나와버리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1만 하면서 비슷한 라인업을 꾸미던 아우디가 지금까지 하나로 뭉뚱거려 묶어 놨던 쿠페 라인업을 그냥 분리시키면서 BMW도 2/4/6 시리즈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BMW 6 시리즈면 5 시리즈와 비슷한 등급(이제 그냥 5 시리즈의 쿠페 버전이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많습니다만.)에 쿠페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SM6라는 이름 어디에 쿠페, 최소한 스포티한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 숨어 있는지요? 지금까지 알려진 탈리스만의 제원과 파워트레인은 철저히 그냥 중형 세단에 불과하며, 성능도 그렇지만 디자인도 딱히 그냥 가족용 세단 & 플릿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벤치마크를 했건 말건 BMW는 BMW고 르노삼성은 르노삼성이니(기아도 같은 전략을 취했음애도 K9이라는 BMW에는 없는 등급을 지닌 물건을 만든 전력이 있기는 합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 개(Canine) 차가 되어 K900으로 바꾸기는 했습니다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등급이 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자동차 시장을 봐도 르삼의 SM 시리즈 브랜드가 BMW를 벤치마크했다는 점을 바로 눈치챌 수 있는 상황에서 BMW의 6 시리즈의 컨셉과는 전혀 다른 '그냥 살짝 좋다고 하는 5 시리즈와 똑같은 물건'을 끄덕거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냥 단순히 BMW와 맞지 않다는 부분을 넘어가더라도 마케팅면에서도 SM6라는 이름은 비효율적입니다. SM5의 신 모델로 탈리스만을 등장시킨다면 그냥 SM5의 이미지를 베이스로 깔고 들어가게 됩니다. 적어도 이 차가 어떤 등급인지, 그 이전에는 어떤 차가 있었고 그 차에 비해 무엇이 나아지는지 설명할 필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이는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 시간, 에너지를 모두 줄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같은 자원으로 부각이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SM6로 나오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SM6라는 이름 자체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들여야 하고, SM5보다 무엇이 분명히 나은지 그 의미를 단순히 SM5 후계형일 때보다 훨씬 크게 설명해야 합니다. 단순한 브랜드 각인에 드는 노력 + 차별화를 위한 노력까지 드니 마케팅 입장에서도 극히 비효율적인 선택이 됩니다.

3. 극단적인 카니발라이제이션 발생
- 탈리스만이 르노 본사 차원에서 갖는 의미는 지금까지의 모든 중형 및 준대형 라인업을 이것 하나로 정리한다는 것입니다. 즉, SM5나 SM7의 모체가 되는 라구나와 래티튜드 라인업을 싸그리 없애고 딱 하나, 탈리스만 라인업만 두는 것입니다. 적어도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그렇게 됩니다. 탈리스만은 지금의 SM5와 SM7을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SM7의 경우 탈리스만이 SM6로 나와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지만)새로운 플랫폼으로 신차를 뽑아도 되고, 최악의 경우 늘 그래왔듯이 탈리스만의 길이를 늘리고 약간 외장을 손보고 실내를 고급스럽게 하여 새로운 SM7으로 팔아도 됩니다. 여기에 2.5L나 3.5L급 엔진만 넣으면 그냥 준대형차로 인정받을만한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SM5는 다른데, 어차피 지금의 L43은 곧 단종을 시켜야 하는 모델입니다. J300 플랫폼을 저질 설렁탕집 레벨로 우려내는 쉐보레 크루즈라는 선례가 있듯이 그냥 L43 SM5를 그냥 페이스리프트하거나 기타 상품성 강화만 살짝 시켜 몇 년을 더 우려먹는 길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파워트레인의 수준(최고 성능이 아닌 일반인의 기준으로 볼 때의 제원)이 비슷한 이상 좋으나 싫으나 경합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더 이상 L43 플랫폼을 우려먹지 못하게 되건, 탈리스만(SM6)와의 경쟁에서 패배하건 L43 SM5는 역사에서 퇴장해야 할 물건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난 뒤 SM5는 어떻게 될까요?

이런 식으로 버티면 버틸수록 SM5라는 브랜드 가치는 더 바닥으로 추락해 버립니다. 다시 새 플랫폼으로 SM5를 세우려 해도 이미 박살난 SM5의 브랜드 인지도는 회복이 어렵게 됩니다. SM5 브랜드를 없애는 방법도 있기야 합니다만 그러면 SM3 < SM6 < SM7이라는 무언가 짝이 안 맞는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그때 가서 SM6를 죽이겠습니까? 들인 돈이 아까워서라도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탈리스만을 SM6로 내놓는다는 의미는 SM5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며, 아직 르삼 경영진은 예상될 신차 효과에 눈이 멀어 거기까지는 눈이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SM6 브랜드를 정말로 런칭하는 순간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며, 그 때 후회해도 이미 늦는 일이 됩니다.

굳이 L43 SM5와 탈리스만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면 과거 GM대우가 했던 전략을 참고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GM대우 시절 M300을 신규로 런칭하면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지금의 스파크) 브랜드를 내세웠고, 종전의 M200은 영업용 등의 수요로 계속 생산하면서 마티즈 클래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습니다. 그 때 옵션을 거의 깡통 수준으로 낮춰서 욕을 먹기는 했습니다만, 같은 등급의 차량임에도 등급이 다른 양 새로 등급을 런칭하느니 이렇게 서브 브랜드 형식으로 분리하는 것이 마케팅에 드는 비용 증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L43 SM5로 보험을 들고, 탈리스만 SM5로 후속을 밀고 나가는 형식으로 1~2년을 팔다 L43을 자연스럽게 단종을 시키면 그만입니다. 그 때 다시 그냥 SM5로 브랜드 정리를 하면 될 뿐입니다. 그냥 중형차에 불과한 탈리스만을 종전 SM5보다 살짝 크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자에 비해 나은 부분이 없음에도 SM6라는 새 등급을 만들어 팔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 행위에 불과한 일이 될 것입니다.

나는 어떻게 똥개들을 떠나보냈는가? 밟아밟아~

안녕...

첫 차를 사고로 떠나보낸 글이 있어 저도 지금까지 떠나보낸 친구들에 대한 정감을 매우 간단하게 적습니다.

* 1대 똥개
- 차종: 대우 마티즈 3단 AT(M100)
- 연식: 1999년
- 색상: 잡종 똥개색카사블랑카 화이트(10U)
- 이별 사유: 치료비(수리비) 감당이 안되어.

면허를 따고 형의 초대 아방이에게 계속 신세를 졌습니다만 문득 '이걸로 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하여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들여온 물건입니다.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공개하여 가족용 차로 전락(?)했습니다만. 200도 들이지 않았으니 총 지출은 적은 편이지만, 나중에 차를 조금 더 알게 된 이후에는 이것도 비싸게 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에 1999년식이니 10년 이상 굴러먹었으니 사실 상태는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이 시기 차량의 특징(특히 마티즈에서는 안 생기면 이상하다고 하는) 하부 부식은 심각했고, 오일도 먹는 물건이었습니다. 연비를 측정할 방법도 없으나 3단 AT의 연비라는건 사실 말을 안해도 뻔한 것입니다. 그래도 부식의 티를 내지 않겠다고 액세서리도 달아주고, 오디오 헤드유닛도 소니의 것으로 바꿔주고, 5,000km마다 광유나마 재빨리 갈아주고, 비싼 돈을 들여 타코미터도 달아주던, 나름대로 애착(?)은 갖고 있던 친구입니다.

1년만에 45,000km를 뛰었으니 그 때는 정말 주말만 되면 장거리(서울-부산도 당일에 뛰던 때입니다.)를 뻔질나게 뛰곤 했는데, 참 나름대로 별 일도 다 겪었습니다. 왼쪽 휀더쪽도 제대로 받혀보고(차량 잔존 가액보다 수리비가 더 나올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에 뒤도 받혀보고(덤으로 뺑소니. 잡긴 잡았습니다만.), 고속도로 위에서 미션도 말아먹고, 고속도로 위에서 스로틀 케이블도 빠져보고, 졸음운전을 하다 고속도로 위에서 중앙분리대에 부딪혀 사이드 미러도 박살내먹는 등 가장 차를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 난폭(?)하게 굴려먹던 시절이라 이래저래 사고도 많고 고친것도 많았습니다.

사실 연식이 연식인 차라 차를 산 가격보다 수리비가 더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지경인데, 거의 엔진 자체를 빼고 나머지를 거의 다 바꿨다고 할 지경이었습니다. 스로틀바디와 IAC를 통째로 바꾸고, 배전기도 바꾸고, 알터네이터도 말아먹어서 바꾸고 그 때 배터리도 말아먹어서 배터리도 갈았으며 3번 머플러도 터져서 바꿨으며, 미션도 말아먹어 재생으로 바꿨으며, 비가 쏟아질 때 구덩이를 지나다 잘못되었는지 에어컨도 고장나 수리해야 했으니 꽤 많은 핵심부를 수리하면서 탄 셈입니다. 하지만 전기적인 문제로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문제가 계속되더니 수리를 아무리 해도 해결이 잘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 때 '전기 문제는 차의 암이다.'라는 점을 철저히 깨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20만원 가까이 돈을 들여 수리를 했어도 사흘 뒤에 똑같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정비소에서는 '우리는 원인 다 잡았음. 책임 없음'이라고 배를 쨌고, 그 시점에 모든 정나미가 떨어져 그 문제가 터진 아침에 어떻게든 차의 시동을 걸고 나와 오전에 대체할 차를 알아보고 그 날 점심에 그냥 바로 대차를 해버렸습니다. 물론 대차라고 하지만 더 이상 답이 안 나오는 레벨이니 폐차장행입니다. 이렇게 제 첫 번째 똥개는 '자동차의 암으로 인해 안락사' 처리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너무 시달린게 많아서 그런지 차를 넘길 때 감흥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 2대 똥개(날라리 똥개)
- 차종: 대우 올뉴마티즈 4단 AT(M200)
- 연식: 2005년
- 색상: 날라리컬러틸 블루(22M)
- 이별 사유: 건담 강탈아버지에게 강제 양도

2대 똥개는 상대적으로 연식이 그나마 괜찮은 편이어서 손을 덜 보면서 탄 편입니다. M100에 비해 최고 속도도 조금은 더 나오며 무엇보다 밟으면 바로 튀어 나가는 가속력이 끝내줬는데, 사실 가끔 이 차를 타면 지금 타는 똥개에 비해서 확실히 움직임이 가볍습니다. 52ps라는 제한이 있다고는 해도 엔진과 미션 모두 달라지니 확실히 달리는게 즐거워졌습니다. 초대 똥개를 몰 때는 운전 기술도 엉망인 상태에서 그냥 달리는게 즐거웠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운전의 기본이 잡히니(물론 지금도 기술이 뛰어나다고는 안 합니다.) 밟는게 어느 정도 즐거워졌습니다.

과거 M100에 달려 있던 타코미터와 오디오가 새 똥개로 이전을 했으며, OBD-II가 달려 있어 여기에 연비 측정을 위한 에코 게이지를 더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부터는 일반 동네 정비소를 무시(?)하고 그냥 GM 정비소로 차를 입고했는데, GM의 수리 공임이 카센터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력 관리도 제대로 되니 차라리 이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덤으로 GM은 현기차와 달리 토요일에도 직영 센터를 여는 경우가 꽤 됩니다.) 이 시기에는 그냥 소모품 관리만 하고 큰 수리는 딱히 하지 않고 탔는데, 50,000km 가까이를 타는 동안 소모품류 교체를 빼면 크게 손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하나 크게 손을 본 것이 있는데, 바로 타이밍벨트입니다. 이건 이전에 교체 경력이 없고 들여올 때 마침 타이밍벨트 교체 주기여서 바꾼 것인데, 그 이외에는 점화 플러그의 교환이나 IAC의 청소 등 작은 유지보수만 하고 타고 다녔습니다. 또한 이 친구를 탈 때 중간에 광유에서 합성유로 바꿨는데, 광유로 5,000km씩 두 번 바꾸느니 합성유로 한 번 바꾸는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별 일 없었다면 이대로 쭈욱~ 탔겠지만, 1994년식 아방이를 가지고 장성으로 귀향(?)하신 아버지께서 차 관리를 제대로 할 리 없기에 이래저래 고장이 생기도 차체도 썩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차 사야겠음'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요구 사항이 '이제 큰거 몰기 힘드니 작은거 탈래. 마티즈 II를 꽤 타봤더니 경차도 좋겠더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똥개를 다시 재정비하여 상납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역시 시골에서 농업용으로 굴리다보니 현재 똥개의 상황은 여러모로 눈물겨운데, 그래도 큰 정비는 서울에 올라올 때 마다 주기적으로 해주고 있어 차체가 슬슬 썩어가기 시작한다는 점을 빼면 그래도 밟으면 잘 튀어 나가는 물건인건 사실입니다.

* 1대 아지매
- 차종: 기아 모닝 4단 AT(SA)
- 연식: 2004년
- 색상: 오렌지(O3)
- 이별 사유: 주인의 바보짓으로 R.I.P

위의 사유로 잘 타던 똥개를 상납해야 할 지경에 빠져 허겁지겁 대타를 알아보다 예산 범위에 맞는 것을 급히 업어온 것입니다. 조건은 '일단 1,000cc'였는데, M200을 타다 다시 M200으로 가긴 좀 거시기했던 면도 있습니다. M300도 고려 대상이었습니다만, 딱히 조건에 맞는 것이 없어 이걸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외형은 아무래도 연식이 있어 조금 덜 깔끔했지만 그래도 1,000cc로 차가 커지면서 실내는 조금 더 넓어지고 허리도 조금은 더 편해졌습니다. 옵션이 조금 더 좋아져 전부 수동이던 후방 윈도우와 사이드 미러 조작도 전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친구 역시 큰 정비 없이 소모품만 바꿔가며 탔는데, KIA는 GM보다는 공임을 거의 1.5배 수준으로 받아 비용 부담이 슬슬 느껴지기 시작한게 다른 정도입니다.

61ps의 극초기형이며, 차체가 꽤 무거워져 가속력은 M200을 탈 때 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탄력을 받으면 속도는 그런대로 나왔습니다. 이 역시 별 일이 없었다면 그냥 쭈욱~ 탔겠지만,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좌회전 중 직진 차량과 부딪히는 바람에 차량이 완전히 대파되고 말았습니다. 바닥까지 어찌된 일인지 뚫리고 네 판이 날아가는 대파를 당했는데, 다행이 몸은 매우 멀쩡했습니다.(참고로 에어백 안터진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때도 에어백은 안 터졌습니다. 하지만 안전벨트만 잘 매고 있다면 에어백보다는 이게 더 안전합니다.) 비보호 좌회전이라는게 참으로 위험하고 무모한 구간이라는걸 다시 한 번 깨달았지만 이미 사고가 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사고 이틀 뒤 폐차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 3대 똥개(고구마 똥개)
- 차종: GMDAT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4단 AT(M300)
- 연식: 2010년
- 색상: 후쿠시마삿포로화이트(GAZ)
- 이별 사유: 그런 거 없음

바보짓으로 차 한 대를 말아먹은 뒤 이틀 뒤, 역시 급히 알아보다 이 넘을 우연히 보게 되었으며 나름대로 운명(?)같은 것을 느껴 점심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일산까지 가서 업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게 지금의 3대 똥개입니다. 2년 전 추석 직전에 이 친구를 영입했으니 이제 2년이 조금 넘었고, 그 사이에 50,000km 정도를 뛰었으니 이제는 과거보다는 뛰는 거리가 많이 줄어든 셈입니다.

M200에서 느껴지던 가벼움은 어디가고 있는대로 무거워진 친구지만(덕분에 이 친구의 문을 닫던 습관으로 다른 차의 문을 닫으면 차 부순다고 욕을 먹습니다.), 2010년대 차답게 기능면에서는 꽤 만족스럽기는 합니다. 70ps에 불과한 출력과 앞에 타고 다니던 두 친구와 같은 4단 AT(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트코 JF405E)라서 까먹는 동력 성능도 많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GM의 현역 차량이었던 만큼 기술적으로는 크게 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성능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이래저래 손도 보고 약(?)도 먹이고 타는 중입니다.

앞의 두 친구들과 달리 이 똥개는 조금 손을 댄 부분이 많습니다. 연료 펌프 문제가 생겨 시동이 안걸린 사태도 있었고, GM의 대처에는 매우 의심이 가지만 ECU도 한 번 말아먹어 바꾼 전력이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를 올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GM에 입고했더니 반나절을 살펴보더니 '쓰바~ 써모스탯 나가서 미션 냉각이 안돼~ 이런거 오랜만에 봄~'이라고 하여 관련 냉각 계통을 전부 손보기도 했습니다. 덤으로 이 친구를 나름대로 밟을 수 있는 친구로 개조(?)를 해놓았는데, 약간의 스포츠 튜닝(?)과 미션오일 쿨러를 따로 설치했습니다.

이 친구의 수명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원칙을 세운게 있는데 '쓸만한 경차 터보차저 모델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수준이 될 때'입니다. 그 때 까지는 큰 사고만 없다면 있는대로 뽕을 뽑지 않을까 합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