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왕산 상의야영장(2018/11/17) 유루캠핑

이전 캠핑을 갔다온 이틀 뒤, 제가 속한 모 정체를 말할 수 없는 암흑 모임(?)에서 제안이 들어 왔습니다. 포항 또는 그 근처에서 캠핑을 하자고 말입니다. 슬프게도 이 암흑 모임의 멤버 대부분은 '편한 숙박 시설 없이는 어디 놀러 안 간다'는 단단한 의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기에 좀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제안이 왔는데 어쩌겠습니까? 열심히 간사를 맡아 알아봐야죠. 군립이나 민간까지 알아보면 포항에서 가까운 곳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하여 고른게 청송 주왕산 자락에 있는 상의 야영장이었습니다.

슬프게도 청송하면 생각나는건 교도소의 고장, 그게 아니더라도 사과가 좀 나는 고장 이상의 이미지가 없는건 사실이고, 대한민국 오지 지역의 상징인 BYC의 주 멤버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주왕산만큼은 그런대로 지명도가 있어 관광객은 좀 옵니다. 보통때면 거리 문제때문에 갈 일이 거의 없는 지역이지만 기회는 기회. 300km 이상의 편도 주행을 해가며 청송으로 고고씽!

■ 주왕산국립공원 상의 야영장

- 규모: 자동차 캠핑 사이트 36개, 일반 캠핑 사이트 24개
- 영지타입: 일반 흙바닥
- 전기사용가능: O(A 사이트: 사이트당 콘센트 4개, 나머지: 사이트당 콘센트 1개)
- 테이블: O
- 화로사용가능: O(장작, 숯 모두)
- 무선 네트워크: X(KT 등 일부 공중 AP가 약하게 수신됨)
- 샤워장: O
- 운영기간: 연중무휴
- 기타 시설: 캠핑장 앞에 개울 있음. 소규모 매점


청송은 BYC에서도 필두로 불리는 곳이며 청송 교도소의 인상이 있어 교통이 끔찍할 거라는 편견이 강하지만, 당진영덕고속도로의 개통 덕분에 의외로 접근성은 꽤 좋아졌습니다. 청송IC에서 상의 야영장의 입구격인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 입구까지 대충 16km 정도, 차로 20분 정도이기에 충분히 접근성은 좋은 편입니다. 청송 읍내에서 장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으니 청송이라는 이름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야영장은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 입구에서 바로 왼쪽에 있습니다. 보통 주차장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차단기가 내려가 있는데, 그래서 캠핑장으로 가려면 주차장 관리 직원에게 미리 '캠핑장 왔다'는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국립공원 주차장 요금을 내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200m 정도 더 가 왼쪽에 캠핑장 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캠핑장은 총 60 사이트이며 A부터 C까지 구획을 구분합니다. 다만 인터넷에서 이 캠핑장 정보를 검색할 때는 조금 주의가 필요한데, B/C 사이트는 선예약, A 사이트는 현장 결제에 전기가 안들어오는 곳이라는 이용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A 사이트도 완전 예약제에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으며 구획도 과거 인터넷에 올라온 것과 조금 다르게 정리가 이뤄졌습니다.

영지는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A 사이트가 가장 바닥, B 사이트가 2층, C 사이트가 3층 구조입니다. A 사이트는 주차장과 캠핑 사이트가 분리되어 있으며 B와 C는 오토캠핑장입니다. A건 C건 어차피 이용료는 똑같이 나옵니다.

그러면 A 사이트가 가장 안 좋냐 하겠지만... A 사이트는 가장 넓습니다. 자동차 주차 공간이 없는 대신 그만큼 쓸 수 있는 공간이 넓습니다. 물론 여기도 사이즈의 편차가 조금 있지만, 가장 좁은 곳도 B 사이트의 주차 공간 포함 전체 공간 사이즈 이상이며, 넓은 곳은 속칭 축구장 레벨입니다. 전반적으로 B 사이트가 공간이 다른 캠핑장보다 좁은 편입니다. C 사이트는 일부는 B보다는 좋지만 절반은 B와 그게 그거입니다. C 사이트는 물을 쓰려면 B 사이트 공간까지 내려와야 하는 약점은 있습니다. 솔로 캠핑 위주라면 B 사이트도 좋지만, 가족 캠핑객이라면 짐을 나르는게 좀 힘들지라도 A 사이트를 잡는걸 추천합니다.

일단 먼저 도착한 저는 제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이전 포스팅과 텐트가 다른데, 사실 이게 원래 쓰던 것입니다. 버팔로 라바 3인용 팝업텐트인데, 쓰기 편하고 튼튼한게 장점입니다. 두 명까지는 그런대로 잘만하지만 데굴데굴 구를 레벨은 못 되어 6인용으로 바꾼 것인데 지금은 이렇게 솔로 캠핑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1인용 전기장판 하나 쏙 넣으면 나름대로 잘만한 방 하나 완성! 그라운드시트는 원래용이 아니라 다른 텐트용인데 조금 사이즈 오버지만 쓰는 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이게 대략적인 B 사이트의 형태입니다. 대형 거실형 텐트를 치기엔 조금 좁지만 팝업텐트나 돔텐트면 공간이 결코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나무 테이블도 제공해주니 테이블 놓을 공간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포항에서 올라오시는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어지는 와중에 함께 오신 분이 '심심해~'를 외치셔서 버너에서 대충 구운 쥐포를 준비했습니다. 가스불에 굽는거라 좀 타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입이 심심할 때는 쥐포만한게 없죠.^^

그렇게 있다 나머지 일행분이 오셔서 이렇게 A 사이트에 텐트를 하나 올렸습니다. 전기가 안 들어와 직원을 부르는 등의 약간의 쇼를 거쳐 일단 여기도 세팅 완료. A 사이트에서도 사이즈가 큰 곳을 잡았는데 정답이었습니다.

이 날 저녁 메뉴는 괴기 파티. 호주산 스테이크용 와규입니다. 40% 세일로 사긴 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소고기 가격보다 비싼 친구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더군요. 그리고 그 이외에 돼지 목살, 갈매기살, 등심등을 조금씩 사갔는데, 등심은 퍽퍽하긴 해도 가격도 저렴하고 고소합니다. 저는 기름기 많은 고기 선호도가 낮다보니 이런 퍽퍽살이 좋습니다.^^

역시 추울 때는 장작이 짱! 지난 번 캠핑에 남은걸 태우고, 주변에 떨어진 나뭇가지까지 긁어다 땠습니다. 덤으로 이 불에 남은 쥐포까지 구워서 아작아작...

다른 캠핑장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큰 길이 가까워서 그런지 고선생이 고기를 노리고 오셨더군요. 하지만 선생님께 죄송한 일이지만 괴기 타임은 이미 종료. 냄새만 남았답니다. 얼마나 아쉬웠으면 석쇠를 거의 30분 가까이 핧고 주변에서 먹거리를 노리고 계셨을까요.

태안 학암포 야영장 (2018/11/10) 유루캠핑

12월과 1월에 기껏해야 화롯불과 텐트, 침낭 하나 믿고 캠핑한다는 모 판타지 여고생들도 있기는 하나 날씨가 추워지면 캠핑의 수요는 많이 줄기는 합니다. 아예 12월~2월같은 동계에는 운영하지 않는 캠핑장도 많구요. 하지만 캠핑장 시설, 그리고 캠핑 도구의 발달은 늦가을과 겨울 캠핑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줍니다. 그만큼 필요한 장비도 늘고 돈도 들며 이동수단도 좋아져야 하기에 판타지 여고생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겠습니다만.^^

이번달 캠핑은 2주 전에 '서해안'으로 결정했는데, 사실 제 머리 속의 서해안 캠핑장은 몇 군데가 있지만 1순위는 지금 적는 학암포입니다. 웬만하면 국립 아니면 최소한 공립 캠핑장을 이용하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대안인 몽산포는 일단 전기가 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장소를 정하고 여러 준비를 한 뒤 토요일에 출발~ 다만 몇 가지 트러블(핵심 식자재의 누락으로 루트를 벗어나 마트를 들리고, 그 사이에 정체가 늘어나는 등)로 도착이 늦어져 허겁지겁 준비를 하고 중간에 간식(스프를 해먹을 생각이었으나 스킵.) 먹는 것도 생략하고 바로 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 태안해안국립공원 학암포 야영장

- 규모: 자동차 캠핑 사이트 100개(세미오토 84개, 카라반 8개, 폴딩/트레일러 8개)
- 영지 타입: 파쇄석
- 전기 사용 가능: O(600W 제한. 영지장 콘센트 4개 제공)
- 테이블: X
- 화로 사용 가능: O(숯/장작 모두)
- 샤워장: O(운영시간은 별도 확인)
- 기타 시설: 소규모 매점, 도보 5~10분 거리로 해안 있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태안의 캠핑장은 크게 몽산포와 학암포로 나뉩니다. 몽산포가 주변에 무언가 사거나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고 숲속에서 캠핑한다는 느낌을 더 잘 받을 수 있지만, 몽산포 최대의 약점은 바로 전기가 안 들어오는데다 주차장과 영지가 바로 붙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위치를 잘 잡으면 거의 옆이라 해도 좋을 곳을 잡을 수 있지만, 숲속에서 캠핑한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짐을 갖고 주차장까지 왕복을 해줘야 합니다. 솔로 캠핑이라 짐이 정말 별거 없으면 문제가 아닌데, 짐이 좀 많으면 힘겹습니다. 학암포는 전기도 들어오고 그야말로 오토캠핑 전용이라 영지에 주차장이 붙어 나오는게 최고의 미덕입니다.

다만 여기까지 가는 길은 그리 수월치는 않습니다. 태안에서도 거의 북쪽 끝(더 북쪽도 있기는 합니다.)까지 올라가야 하기에 고속도로에서 나와서도 한 시간 정도는 차를 더 몰아야 합니다. 그나마 태안에서 안면도/몽산포와 학암포로 나뉘는 길까지는 고속화도로라 좀 낫지만, 그 이후에는 왕복 2차로에 과속방지턱도 많은 전형적인 시골길을 꽤 올라가야 합니다. 태안화력발전소로 가는 길이 거의 겹쳐지는 편입니다.

학암호 캠핑장은 굳이 분류하면 바닷가 주변 캠핑장이지만, 그러한 느낌은 거의 주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해안과 딱 붙어 있지는 않은데다 너무나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숲이나 자연을 만끽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지는 않습니다. 대신 정리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편한 자동차 접근성, 그리고 전기 등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솔로 캠핑보다는 캠핑을 하고는 싶으나 몸의 불편을 좀 줄이고자 하는 가족 위주 캠핑 장소로 추천을 드립니다. 전기도 필요 없는 솔로 캠핑 목적이면 몽산포가 더 나을 수는 있습니다.

학암포는 이번에 세 번째로 가보는데, 기본 제공 테이블이 없다는 점을 빼면 편하게 밥해먹고 쿨쿨 쉬다오기는 딱 좋은 곳입니다. 정취가 없는건 좀 약점이지만 조금 걸어가면 해안도 나오니 간단한 산책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남자들이 캠핑, 그것도 요리하는걸 귀찮아 하는 사람들이 가면 메뉴는 상당히 단순, 그것도 인스턴트 위주로 갑니다. 지지난번 캠핑(포스트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제천 월악산 송계 캠핑장입니다.)때는 오뎅탕에 스테이크를 구웠고, 또 그 전(속초 설악 캠핑장)에는 부대찌개를 해먹었으며 사실 이번에는 원래 계획은 '만두전골'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는 사람이 재료 준비를 하기 무자게 귀찮다는 이유로 만능 국물 재료인 라면 스프를 투입해버린 간이 만두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 사진이 학암포를 몽산포 대신 고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기를 쓸 수 있으니 심심하면 노트북 PC라도 쓸 수 있습니다. 무선 LAN 제공은 해주지 않으니 나름대로 방법 연구가 필요합니다만, 식사를 즐기면서 영화라도 볼 수 있는건 가족 봉사 목적이 아닌 휴식을 위한 캠핑에는 나름 메리트가 있는 선택입니다.

메인 요리 겸 술안주는 닭꼬치. 숯불에 그릴 올리고 굽고 소금과 후추 뿌리면 땡. 치느님은 대부분 사람을 배신하지 않듯이 맛은 최소한의 수준을 보장해줍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가면 1kg(40g 25개) 미니 꼬치를 파는데, 써 있기는 모든 준비가 다 된 것 처럼 나오지만 소금간이 좀 약하니 약간의 소금을 뿌려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도 정상적이면 4명 정도가 술안주로 즐기기는 충분합니다.

라면 국물에 만두 투입~ 닭꼬치만 갖고는 조금 부족한 무언가를 채워주는 물건입니다. 만두야 요즘은 1kg에 4,000원대면 무난한 왕교자류를 살 수 있으니 부담은 안 됩니다만, 대신 둘이 먹기엔 답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절반은 남겨서 집으로...

닭꼬치와 만두국(?)에 맞는 술이요? 그냥 마시면 되지 복잡하게 머리 쓸 것도 없습니다. 5도짜리 크루저도, 2도짜리 천원도 안 하는 얼스터 라들러도 OK입니다. 냉장고에 안 넣어 놓아도 지금 날씨면 몇 시간 밖에 놓아 두면 마실만큼은 시원해집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도 숯불(장작 때고 숯 만든 것입니다.)에 남은 꼬치를 구워먹었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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